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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s

“ 헌데, 세상이 참 소란스럽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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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밀러

 멜포메네

 

20대 / 1920이상 | F | 무직(사업가)

160cm / 52kg

첫눈에, 사람들은 그가 참 비밀스럽고 조용한 혹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고는 한다.

하지만 당신은 안다. 그가 얼마나 케케묵은 비밀의 먼지를 털어내었는지를. 당신은 이제 그가 턱을 매만질 때마다 번지는 미소와 뺨 사이를 가로지으며 드러나는  어떤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빛을 잃어 파리해진 피부와 드러난 발목 아래의 의족까지도.

익숙한 베일을 대신하여 깊게 눌러 쓴 모자, 아르데코 디자인의 다이아 반지, 반 금테의 어두운 색안경까지. 나름 유행하는 옷을 차려입었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광란의 도시에서는 이조차 부족할지 모른다. 눈을 뜨고 다음 날이 되면 여자들의 머리카락과 치마 길이가 몇 cm씩 줄어드는 것만 같다. 그에게서 줄어든 것이라고는 약간의 다리의 길이 뿐이다.

걸을 때의 안정성을 위해 길이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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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날뛰는 음악의 리듬도, 먼지처럼 날리는 지폐들도, 광기에 찬 듯한 웃음소리도 그를 온전히 흔들기엔 부족했나 봅니다.

다만, 약간의 관심을 갖고 시대의 흐름에 조용히 섞여들 뿐입니다.

그는 여전히 당신이 아는 멜포메네입니다.



 

관조하는 자 

“내 의견이 중요하지는 않았을테지.”

 

타인의 행동을 이렇다 저렇다 정의하고 가치 판단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어떤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감정을 필요 이상으로 이입하지 않는다.

다만 그에게 의견을 묻는다면 중요한 것은 한가지. 어떠한 일이 일어났을 때, 당신이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가이다.

당신이 필멸자라면, 짧은 생을 원하는 대로 즐기기를 바랄 것이다. 불멸자라면, 당신을 찬양하거나 비난할 수많은 이는

결국 언젠가 죽을 사람들이니 신경 쓰지 말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당신이 조언을 받아 들였는지 않았는지도 개의치 않는다. 

다만, 세상이 그렇지 않을 뿐. 사업을 하게 됨으로써 이런 점은 장점이 되기도, 단점이 되기도 했다.


 

달관자¿

“네가 원하는 대로 하려무나. 생은 정말 짧으니. …혹은 너무 길거나."

 

이러한 태도 덕분에 그는 다양하게 비추어진다. 누군가에겐 삶을 불태울 용기를 주는 듯 다정해 보이고, 누군가에겐 갈팡질팡

맥없어 보이고, 누군가에겐 한낱 미물을 무신경하게 바라보는 듯 오만해 보인다. 그러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헤치다 보면

공통으로 다다르는 결론이 있다. 그가 달관한 듯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천성은 아닐 테다. 그에게도 하염없이 울었던 새벽과 기쁨에 전율했던 밤이 있었다. 의견을 갖고 적극적으로 피력했던

시기도 있었다. 단지 수많은 인생을 지내며 보고, 겪고, 저지른 모든 크고 작은 선행과 악행에 일일이 가치를 매기고 감정을 할애하는 것이 제법 피곤한 일이었던 거다.


 

삶을 연기하는 자

“자, 이번 생에는 어느 쪽으로 바퀴를 굴려볼까.”

 

그러나 그가 적극적으로 타인과의 소통이나 개입을 꺼리는 것은 아니다. 죽지 않는다 한들 백년이고 천년이고 바다 위의

해파리처럼 부유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만…적어도 그는 그럴 시기가 지났다. 닳고 닳은 감정도

결국 그 육체처럼 온전히 죽을 수는 없는 것이다.

 

자애로운 어머니, 검소한 수녀님, 사치스러운 졸부, 길거리의 수상한 노파….

그는 본인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수많은 삶을 살아왔다. 이는 삶의 방향을 찾아 좇으려는 긴 여행으로 보이기도 하고 한순간의

변덕스러운 유희로도 보인다. 다만 그는 역할에 충실하다. 호불호를 정하고, 그럴듯한 지식을 쌓고, 타인이 기대할 법한 말을

해주고, 적절한 감정을 표출한다. 그는 당신이 원한다면 진심으로 다정하게 대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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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궤적

1862~1894년, '대청소'를 마무리한 후 떠돌았다.

영국에서 출발하여 스페인 쪽으로 돌아 북아프리카,중앙아시아를 거쳐 오세아니아까지.

근 수십 년간 잘 둘러보지 못했거나 가보지 않은 곳을 위주로 다녔다.

이동이 어렵고 관광보다는 유랑에 가까운 탓에 남들의 배가 되는 시간이 걸렸다. 개월에서 년 단위로 머물 때마다 한 번씩

무작위로 불멸자에게 여행 엽서에 이름을 적어 보낼 뿐, 연락이 거의 되지 않았다. 그 엽서가 제대로 도착했을지도 의문이고.

 

1894년 겨울, 오랜만에 모임에 참석했다. 새 신분으로 카이와 미국으로 넘어간다.

 

1895년~, 헤이안의 자문을 받으며 원동기 개발과 교통 관련 사업을 시작한다. 직접적으로 사업을 하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여행 중 관심이 생긴 듯 하다. 1900년도 초중반부터 개인 자동차의 발전과 대중적 수요 증가가 맞물려 괜찮은 성과를 냈다.

 

1910년, 1월 1일에 사업 운영 편의를 위해 동거 중이던 카이와 결혼했다.

결혼 전 신분을 한 번 바꾸었다.

 

1914년~, 전쟁 발발 이후 의료 장비나 보조기구, 시설 등의 의료 분야에 추가로 투자한다.

전쟁은 많은 사상자를 내고는 한다.



 

엘레나 밀러

1890년 출생의 이탈리아계 미국인. 

배우이자 사업가인 '클리프 밀러(Cliff Miller)의 아내이며 뉴욕에 거주 중이다.

1910년 1월, 돌연 클리프와 결혼했다. 결혼식은 비공개로 이루어졌으나 일부 기자가 난입하였다고 한다. 전년도 가을쯤에

가십지에 언급되었던 동거 상대인지는 불명. 회사의 행사나 지인의 파티에는 얼굴을 비추지만 사진을 찍히는 것을

싫어하는지 언론 노출을 꺼리고 있다. 예민하고, 까다롭고, 낯을 많이 가려서 말 수가 적다고 한다.

외부에서는 언제나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는 일이 없다고.

 

부부 사이는 좋은 듯 하다. 

평소 클리프가 아내에게 유별날 정도로 다정하게 맞춰주는 모습을 보면, 의료 사업에도 손을 댄 것도

엘레나를 위해서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멜포메네

최초에 그가 태어나 살아간 시대는 기원전, 고대 로마 공화국. 

역사에 이름 한 줄 새겨지지도 못할 정치가, 장군들이 치열하게 대치하며 자신의 대의를 내세우는 한편 여성은 시민으로 취급되지 못하던 시절. 얼마 지나지않아 공화국은 제국이 되었으니, 아마 사후에 로마의 신으로 축성되는 ‘위대하신’ 독재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44년)가 살아갈 즈음일 것이다. 당시의 그는 제 이름을 글로 쓰거나 셈을 헤아릴

줄도 모르는 노예였으니 태어난 연도와 날을 알 턱이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가 예수보다 오래 살았다는 거다.

 

아무튼 수십, 수백개의 신분을 연기하며 살아온 그에게도 변치 않는 것이 몇 있다.

처음으로 부여받은 이름과 길이를 유지하고 있는 검고 구불거리는 머리카락, 무릎 위쪽으로 잘려나간 두 다리, 곤란할 때면 얼굴을 쓸어내리는 버릇같은 것들이다. 역할에 맞는 말투를 쓰다가도 불멸자의 모임에서 만날 때면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머니와 같은 말투로 변하는 것도 그러하다.

그는 대부분 목욕과 차를 즐기고 현악기를 연주하며 노래 부르거나 풀밭에 누워있는 것을 좋아한다.

개나 흰비둘기가 옆에 있다면 더 좋고.



 

불멸

자각한 계기에 관해 물어보면 그는 잠시 미소 짓다가 매번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진실이 무엇인지 당신은 모르고, 관심도 없을테지만…’당신’은 알 거다.

 

불멸에 관한 감상을 요구하면 어느 생에는 저주 같았으나 어느 생에는 축복 같았다 대답한다.

그는 꽤 많은 죽음을 다양한 방법으로 맞이했다. 정확히는 그런 고통을 겪었다. 마녀사냥이 횡행하던 시절, 산채로 불에 탈 땐 죽을 수 없는 몸이 저주와 같다가도 수년 후에 자신을 밀고한 이웃 사람이 불에 탈 땐… 뭐, 그러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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