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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0s

“ 그래, 오늘은 어떤 아이의 부고가 도착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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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나 폰 베델

 멜포메네

 

20대 / 1800이상 | F | 무직

162cm (착석 상태로 95cm내외) / 55kg

어두운 베일과 챙이 넓은 모자 덕분에 얼굴이 보이질 않아 나이조차 가늠할 수 없다.

가는 눈을 뜨고 보면 목선이나 귀, 턱을 덮은 듯한 리본 라인만이 얼굴이 그곳에 있음을 알려준다.

비교적 수수한 로코코 풍의 상복에 새틴 장갑, 장식이 새겨진 휠체어는 그의 현재 신분과 신체의 상태를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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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하는 자 

“내 의견이 중요하지는 않을 거란다.”

 

타인의 행동을 이렇다 저렇다 정의하고 가치 판단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어떤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감정을 필요 이상으로 이입하지 않는다.

조용히 앉아 베일 너머로 흐릿한 미소를 띄고 바라볼 뿐.

다만 그에게 의견을 묻는다면 중요한 것은 한가지. 어떠한 일이 일어났을 때, 당신이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가이다.

당신이 필멸자라면, 짧은 생을 원하는 대로 즐기기를 바랄 것이다. 불멸자라면, 당신을 찬양하거나 비난할 수많은 이는 결국 언젠가 죽을 사람들이니 신경 쓰지 말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당신이 조언을 받아들일지 않을지도 개의치 않는다. 그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달관자¿

“네가 원하는 대로 하려무나. 생은 정말 짧으니. …혹은 너무 길거나."

 

이러한 태도 덕분에 그는 다양하게 비추어진다. 누군가에겐 삶을 불태울 용기를 주는 듯 다정해 보이고, 누군가에겐 갈팡질팡 맥없어 보이고, 누군가에겐 한낱 미물을 무신경하게 바라보는 듯 오만해 보인다. 그러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헤치다 보면 공통으로 다다르는 결론이 있다. 그가 달관한 듯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천성은 아닐 테다. 그에게도 하염없이 울었던 새벽과 기쁨에 전율했던 밤이 있었다. 의견을 갖고 적극적으로 피력했던 시기가 있었다. 단지 수많은 인생을 지내며 보고, 겪고, 저지른 모든 크고 작은 선행과 악행에 일일이 가치를 매기고

감정을 할애하는 것이 제법 피곤한 일이었던 거다.



 

삶을 연기하는 자

“자, 이번 생에는 어느 쪽으로 바퀴를 굴려볼까.”

 

그러나 그가 적극적으로 타인과의 소통이나 개입을 꺼리는 것은 아니다. 죽지 않는다 한들 백년이고 천년이고

바다 위의 해파리처럼 부유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만…적어도 그는 그럴 시기가 지났다.

닳고 닳은 감정도 결국 그 육체처럼 온전히 죽을 수는 없는 것이다.

 

자애로운 어머니, 검소한 수녀님, 사치스러운 졸부, 길거리의 수상한 노파….

그는 본인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수많은 삶을 살아왔다. 이는 삶의 방향을 찾아 좇으려는 긴 여행으로 보이기도 하고

한순간의 변덕스러운 유희로도 보인다. 다만 그는 역할에 충실하다. 호불호를 정하고, 그럴듯한 지식을 쌓고, 타인이

기대할 법한 말을 해주고, 적절한 감정을 표출한다. 그는 당신이 원한다면 진심으로 다정하게 대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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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나 폰 베델

'1745년 프리드리히 2세 치하의 프로이센 왕국 출생.

왕위계승 전쟁과 7년 전쟁의 공로자인 전 육군 대위 카를로스 폰 베델의 아내. 재작년 그가 노환으로 사망 후, 후계가 끊긴 채 영지를 홀로 꾸려나가고 있다. 심약하지만 절개를 지킬 줄 아는 베델 부인은 여전히 상복을 입고 남편을 추모하며,

주기적으로 전쟁 고아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내고 있다.' …는 것이 현재 그의 역할과 평판.

거동을 도와주는 시녀 조차 부인의 얼굴을 본 자가 없다고 한다.


 

멜포메네

최초에 그가 태어나 살아간 시대는 기원전, 고대 로마 공화국. 

역사에 이름 한 줄 새겨지지도 못할 정치가, 장군들이 치열하게 대치하며 자신의 대의를 내세우는 한편 여성은 시민으로

취급되지 못하던 시절. 얼마 지나지않아 공화국은 제국이 되었으니, 아마 사후에 로마의 신으로 축성되는 ‘위대하신’ 독재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44년)가 살아갈 즈음일 것이다. 당시의 그는 제 이름을 글로 쓰거나 셈을 헤아릴

줄도 모르는 노예였으니 태어난 연도와 날을 알 턱이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가 예수보다 오래 살았다는 거다.

 

아무튼 수십, 수백개의 신분을 연기하며 살아온 그에게도 변치 않는 것이 몇 있다.

처음으로 부여받은 이름과 길이를 유지하고 있는 검고 구불거리는 머리카락, 무릎 위쪽으로 잘려나가 나무 의수를 끼워둔

두 다리, 곤란할 때면 얼굴을 쓸어내리는 버릇같은 것들이다. 역할에 맞는 말투를 쓰다가도 불멸자의 모임에서 만날 때면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머니와 같은 말투로 변하는 것도 그러하다.

그는 대부분 목욕과 차를 즐기고 -이 시대의 사람들이 목욕을 꺼린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현악기를 연주하거나

풀밭에 누워있는 것을 좋아한다. 개나 흰비둘기가 옆에 있다면 더 좋고.


 

익명의 후원자

최근 제법 열중하고 있는 것은 후원. 

수십 년간 타인의 명의, 가명, 새로운 신분 등을 이용해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재능이 출중한 천애 고아,

불온한 서적을 찍어내는 수상한 시민 단체, 귀족들이 모이는 살롱 등 나라, 분야, 개인과 단체를 막론하고. 후원 조건과

기간 또한 각자 달라 누군가와는 매달 편지를 주고 받는가 하면 어딘가에는 분기별로 돈 봉투만을 보내기도 한다. 

변치 않는 조건 하나는 본인과 주변인의 부고 소식을 반드시 알릴 것. 그의 서랍 속에는 수많은 죽음이 잠들어있다.


 

수집가

언제부터인가 취미로 만남을 가진 타인의 물건을 수집한다. 진귀한 미술품일 수도 있고, 바닥에 굴러다니던 천 쪼가리나

당신의 머리카락 따위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상관없다. 아름다움이나 가치를 정하는 것은 멜포메네 본인이므로.

그 흔적들 또한 언젠가 미련 없이 불태워질 테지만, 여유가 있다면 하나 건네주길 바란다.

 

 

 

불멸

자각한 계기에 관해 물어보면 그는 잠시 미소 짓다가 -작게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이 사실을 알 리가

없을 테니.- 매번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어느 날은 둔기에 맞아 산에 버려졌다 말하고, 어느 날은 절벽에서 스스로 몸을

던졌다 말하고, 어느 날은 차디찬 겨울날 파도에 휩쓸려 뭍으로 올라왔다 말한다.

 

불멸에 관한 감상을 요구하면 어느 생에는 저주 같았으나 어느 생에는 축복 같았다 대답한다.

그는 꽤 많은 죽음을 다양한 방법으로 맞이했다. 정확히는 그런 고통을 겪었다. 마녀사냥이 횡행하던 시절, 산채로 불에 탈 땐 죽을 수 없는 몸이 저주와 같다가도 수년 후에 자신을 밀고한 이웃 사람이 불에 탈 땐… 뭐, 그러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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