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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그렇군요! 이해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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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티 마들렌느
로티 마이어
23 / 117세 | F | 가정교사
167cm / 5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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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긍이 빠른 I 수수한 I 학습된 친절
뜻대로 이뤄진 적 없는 인생을 산 이들이 대체로 그렇듯 온갖 갑작스럽고 극단적인 것들을 대할 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체념할 것은 체념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인다. 사고방식이 유연하여 어지간한 일이 아닌 이상에야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일이 적다.
천성이 조용히 길을 트고 흘러가는 물과 같다. 나긋나긋하니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조심스러우면서도 성의가 있다 느껴지고, 이렇다 눈에 띄는 점이 없이 밋밋하니 평범한 분위기에 성질이 모난 점 없이 둥글어 무리에 자연히 스며든다. 무리에 존재할 당시에는 있는 듯 없는 듯 흐릿하게 지내다가 떠나가고 나서야 일상 곳곳에 숨겨두었던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이전의 그 사람 됨됨이가 꽤 괜찮았지, 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덤으로 달고서.
겉으로 보이는 상냥한 모습은 어느 정도의 계산하에 만들어진 모습이다. 그녀에게 있어 친절은 곧 제대로 된 삶을 살게 하는 처세술이므로. 이는 곧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푼 뒤 대상의 마음을 이용해 이득을 취할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렇다 할
뒷배도 힘도 없는 자신이 뒤가 구린 일을 꾸미고 남을 등쳐 먹어가며 살아봐야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이득일 뿐 장기적으로
봤을 땐 되려 손해가 되어 돌아올테니 차라리 처음부터 건실하게 살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스스로의 도덕심과 실익, 개중 그 어느 것으로도 크게 치우치지 않도록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며 살고 있다. 전형적인 소시민 마인드의 소유자. 그러니 기본적으로 손해 보는 짓은 않지만 사정이 절박한 이를 보면 그저 그렇구나, 지나치지 못하고 한 번 즈음 힐끔이고 만다.
긴 영생을 사는 존재인 만큼 약간의 손해를 감수할 여유 정도는 있으니까. 그리고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쉬고,
짧은 망설임 끝에 손을 내밀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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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주변에 있는 거라곤 너른 들판뿐인 변두리 시골, 양을 주로 기르며 생계를 이어가는 목축업자인 부모 밑에서 자랐다.
노동력이 곧 재산인 집이 으레 그렇듯 형제자매가 많아 늘 복작거리고 조용할 틈이 없는 분위기의 집안이었다.
집에 먹을 입은 많고 다달이 빠져나가는 돈은 고정되어 있는데 들어오는 수입은 불안정하니 형제 중 몇몇은 다른 집에서
숙식하며 일손을 돕는 형태로 독립하자, 자신도 덩달아 독립의 필요성을 느끼고 상류층 가정의 잡역 하녀로 들어가게 된다. 당시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양털을 깎거나 가축을 돌보는 것, 혹은 도시로 나가 가죽과 양털을 팔며 배운 계산과 흥정 정도가 전부였기에 당시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몇 없었다고.
/터닝 포인트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모르고 단순 잡역 하녀로 들어간 첫 입주가정에서 가정교사로, 정확히는 ‘승마교사’로 직급이 대폭
상승한 이례적인 케이스다. 배운 것 없는 목축민 출신임에도 여주인의 편애로 덜컥 그녀의 딸에게 승마를 가르치게 된 것.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당시 저택 별채의 축사에는 귀한 핏줄의 명마라며 주인어른에게 선물로 들어온 말 한필이 있었는데, 성품 자체가 너그러워 저택의 모든 사람과 친근한 관계인 마구간지기도 말 주변엔 주인 일가를 제외한 그 어떠한 사람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할 만큼 엄격히 관리되고 있었다. 말의 몸값이 비싸서라는 이유도 있지만 성질이 워낙 난폭하여 자칫 큰 사고가 날 위험이 있었기 때문. 그런 이유로 이 말이 다른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때는 주인어른이 승마, 사격 등의
사교 모임을 가질 때뿐이었다.
문제는 이 집안의 어린 아가씨가 당신의 아버지처럼 말을 타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된 것이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아가씨의 성격이 한 왈가닥한다는 점에 있었다. 꾸준히 말을 타보고 싶다 졸랐으나 넌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맞자 바짝 독이 올라 몰래 마구간에 숨어 들어가선 말에 올라타는 짓을 하게 된다. 어찌저찌 운 좋게 말 위에 오른 것까지는 좋았지만 소동은 거기서부터. 심기가 단단히 뒤틀린 말이 대번에 난폭하게 날뛰며 아가씨를 등에 매단 채로 축사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금방이라도 매달려있는 아가씨는 낙마할 것 같은데 아무도 그 주변으로 얼씬할 엄두를 못 내던 때에 고삐를 잡고
진정시키고자 시도한 것이 로티였다. 가축을 다루는 일엔 이골이 난데다 몸이 날쌔기도 했으니 이런저런 계산을 마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나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가씨를 구해내는 데엔 성공했으나 그 과정에서 말굽에 채여 바닥에 머리부터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기적적으로 숨이 붙어있는 것이 확인되어 치료받았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병상을 털고 일어날
만큼 몸을 회복한다. 이 일로 주인 부부에게 전폭적인 신임을 사 위와 같은 편애를 받을 수 있었다. 보통 자녀가 이런 소동에 휩싸인다면 다신 같은 위험에 처하지 않게끔 거리를 두도록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낙마할뻔한 위험을 겪고도 아가씨의
태도가 여전히 완고하다는 이유도 한몫했고. 물론 말은 소동 당시의 말이 아닌 다른 승마용 말을 구해 수업을 듣게 했다.
이 일은 일명 아네모네-말의 이름-난동 사건이라 하여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종종 그 집안에서 수닷거리용으로 회자되곤 한다.
/직업
전혀 늙지 않는 얼굴을 주변 사람들이 수상쩍게 볼만큼 시간이 흐를 때마다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여
가정교사로 일했다. 처음 이직했을 당시 여주인의 소개장으로 좋은 집안의 가정교사로 들어갈 수 있었고, 꾸준히 좋은
평판을 유지하여 그럭저럭 안정적인 생활을 누렸다.
자신에게 남는 게 시간이란걸 안 이후론 승마 외의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여 현재는 온갖 교과에 정통하다.
직업 특성상 오로지 성으로만 호명되기에 이름은 그대로 로티를 사용하고, 필요할 때마다 성만을 바꾸곤 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이름은 로티 마들렌느(Lottie madeleine).
/불멸에 대하여
불멸자인 것을 자각한 계기는 아네모네 사건이 있고 난 후 몇 년 뒤, 저택의 손님으로 초청된 A의 언질로 인해서였다.
당신은 스스로가 단순히 운이 좋아서 낙마 사고를 당하고도 기적적으로 살 수 있었으리라 생각했겠지만 아니라고, 자신의
말이 거짓말 같다면 수십 년 뒤를 기다려보라고. 당시에는 A의 말을 작가 선생의 독특한 농담 정도로 치부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불멸자 모임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전까지는 따로 얼굴을 비춘 적이 없다.
/그 외
승마 외의 취미는 길거리의 연극 관람, 그리고 독서. 허구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특히 좋아하는 스토리는 권선징악과 역경
끝의 해피엔딩이 베이스로 깔린, 어찌 보면 진부하단 소리를 들을법한 것들. 보고 있자면 당장 커다란 역경을 마주해도
언젠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준다는 것이 그 이유다.
손 곳곳에 굳은살과 잔상처가 남아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목이 약해 컨디션이 안 좋을 때마다 기침을 하기 때문에 따뜻한 차를 틈틈이 마셔서 목을 축이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