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2000s

“ 그래, 오늘은 어떤 아이의 기록이 남겨졌을까? ”
멜포메네_전신.png
박스mjk.png

카를라 파보네

 멜포메네

 

20대 / 2000이상 | F | 번역가

162cm / 46kg (대퇴의족포함)

풀페이스 헬멧 아래로 늘어뜨린 여전한 길이의 곱슬머리.

넉넉한 크기의 청자켓과 청바지는 끝단이 다소 헤져있는 것이 10년도 더 된 듯 하다.

접힌 바짓단 아래로 경량화 된 의족의 발목 부분이 드러난다.

pngwing.com (42).png
pngwing.com (42).png
pngwing.com (422).png
성격2.png
pngwing.com (422).png

심심찮게 들려오던 종말론, 드높은 도시의 불빛 사이 정처없이 떠도는 영혼들과 인터넷 혁명까지.

하지만 이번에도 그를 온전히 흔들기엔 부족했나 봅니다.

세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만큼, 이웃을 향한 관심은 적어진 틈을 타 조용히 섞여들 뿐입니다.

그는 여전히 당신이 아는 멜포메네입니다.


 

관조하는 자 

“내 의견이 중요하지는 않았을테지.”

 

타인의 행동을 이렇다 저렇다 정의하고 가치 판단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어떤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감정을 필요 이상으로 이입하지 않는다.

다만 그에게 의견을 묻는다면 중요한 것은 한가지. 어떠한 일이 일어났을 때, 당신이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가이다.

당신이 필멸자라면, 짧은 생을 원하는 대로 즐기기를 바랄 것이다. 불멸자라면, 당신을 찬양하거나 비난할 수많은 이는 결국

언젠가 죽을 사람들이니 신경 쓰지 말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당신이 조언을 받아 들였는지 않았는지도 개의치 않는다.

이를 서운하다 한다면 그건 조금 곤란하겠지만. 


 

달관자¿

“네가 원하는 대로 하려무나. 생은 정말 짧으니. …혹은 너무 길거나."

 

이러한 태도 덕분에 그는 다양하게 비추어진다. 누군가에겐 삶을 불태울 용기를 주는 듯 다정해 보이고, 누군가에겐 갈팡질팡

맥없어 보이고, 누군가에겐 한낱 미물을 무신경하게 바라보는 듯 오만해 보인다. 그러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헤치다 보면

공통으로 다다르는 결론이 있다. 그가 달관한 듯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천성은 아닐 테다. 그에게도 하염없이 울었던 새벽과 기쁨에 전율했던 밤이 있었다. 의견을 갖고 적극적으로 피력했던

시기도 있었다. 단지 수많은 인생을 지내며 보고, 겪고, 저지른 모든 크고 작은 선행과 악행에 일일이 가치를 매기고

감정을 할애하는 것이 제법 피곤한 일이었던 거다.



 

삶을 연기하는 자

“자, 이번 생에는 어느 쪽으로 바퀴를 굴려볼까.”

 

그러나 그가 적극적으로 타인과의 소통이나 개입을 꺼리는 것은 아니다. 죽지 않는다 한들 백년이고 천년이고 바다 위의

해파리처럼 부유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만…적어도 그는 그럴 시기가 지났다. 닳고 닳은 감정도

결국 그 육체처럼 온전히 죽을 수는 없는 것이다.

 

자애로운 어머니, 검소한 수녀님, 사치스러운 졸부, 길거리의 수상한 노파….그는 본인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수많은 삶을

살아왔다. 이는 삶의 방향을 찾아 좇으려는 긴 여행으로 보이기도 하고 한순간의 변덕스러운 유희로도 보인다. 다만 그는 역할에 충실하다. 호불호를 정하고, 그럴듯한 지식을 쌓고, 타인이 기대할 법한 말을 해주고, 적절한 감정을 표출한다.

그는 당신이 원한다면 진심으로 다정하게 대해 줄 것이다.

pngwing.com (42).png
pngwing.com (422).png
pngwing.com (422).png
pngwing.com (42).png
pngwing.com (422).png
기타2.png

지금까지의 궤적

50년대 초중반, 이전의 신분을 정리하고 미국 대학의 천문학과 입학.

비슷한 시기 동거 중이던 카이가 유럽으로 떠나면서 거처를 정리했다.

 

한 가지 간과한 게 있다면 천문학자가 별을 들여다보는 날보다 화면 속 그래프를 보는 날이 많다는 것인데,

취미로 하는 공부는 재미가 있다 하던가.

특출난 학생은 아니었지만, 천문학을 중심으로 해양학, 역사 등 나름 몇 개의 대학을 졸업해 학위도 따고 논문도 냈다.

 

해서 근 반세기간 한 일이라고는 공부, 여행, 공부, 휴식, 공부…. 그리고 모임에 참석해서 당신들을 만나는 것이 전부였다.

언제는 안그랬냐만은.

지금도 관련 잡지나 소식이 나오면 관심을 보인다.


 

카를라 파보네

1972년 이탈리아 로마 출생의 번역가.

 5년 전부터의 신분으로 신분상 현 거주지는 로마 근교의 오스티아이다. 

프리랜서로 번역일을 하고 있다. 주 분야는 과학 잡지나 논문, 수필 등이며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라틴어와 영어간의

번역을 주로 한다. 프랑스어와 독일어 번역도 간혹한다.


 

멜포메네

최초에 그가 태어나 살아간 시대는 기원전, 고대 로마 공화국. 

역사에 이름 한 줄 새겨지지도 못할 정치가, 장군들이 치열하게 대치하며 자신의 대의를 내세우는 한편 여성은 시민으로 취급되지 못하던 시절. 얼마 지나지않아 공화국은 제국이 되었으니, 아마 사후에 로마의 신으로 축성되는 ‘위대하신’ 독재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44년)가 살아갈 즈음일 것이다. 당시의 그는 제 이름을 글로 쓰거나 셈을 헤아릴 줄도 모르는 노예였으니 태어난 연도와 날을 알 턱이 없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가 예수보다 오래 살았다는 거다.

 

아무튼 수십, 수백개의 신분을 연기하며 살아온 그에게도 변치 않는 것이 몇 있다.

처음으로 부여받은 이름과 길이를 유지하고 있는 검고 구불거리는 머리카락, 무릎 위쪽으로 잘려나간 두 다리,

곤란할 때면 얼굴을 쓸어내리는 버릇같은 것들이다. 역할에 맞는 말투를 쓰다가도 불멸자의 모임에서 만날 때면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머니와 같은 말투로 변하는 것도 그러하다.

그는 대부분 목욕과 차를 즐기고 현악기를 연주하며 노래 부르거나 풀밭에 누워있는 것을 좋아한다.

개나 흰비둘기가 옆에 있다면 더 좋고.


 

불멸

자각한 계기에 관해 물어보면 그는 잠시 미소 짓다가 매번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진실이 무엇인지 당신은 모르고, 관심도 없을 테지만…’당신’은 알 거다.

 

불멸에 관한 감상을 요구하면 어느 생에는 저주 같았으나 어느 생에는 축복 같았다 대답한다.

그는 꽤 많은 죽음을 다양한 방법으로 맞이했다. 정확히는 그런 고통을 겪었다.

최근 수십 년 중에는 오토바이 사고로 병원에 간 것이 제일 아팠다고.


 

취미

10년에 하나씩 만들었대도 최소 200개는 되었을 테지만 그렇지는 않다. 

해본 것은 그보다 많고, 꾸준히 이어지는 것은 몇몇 개가 전부니까. 

뜨개질, 자수,  영화나 연극 등의 공연 감상, 독서, 목공, 천체 관측 및 촬영, 체스, 도미노 쌓기 등…

필멸자 기준으로 뭔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근 수년간엔 불쑥 오토바이 여행을 떠나는 취미도 생겼다. 최장 10개월 정도 집을 떠나있기도 했다.


 

사용 언어

 그는 대부분의 생각을 라틴어로 한다. 모국어니까.

해서 파생된 이탈리아어, 사르데냐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의 로망스어는 억양을 달리 하는 것도 가능하고, 문자의 읽기나 쓰기도 수준급으로 사용한다. 오히려 비슷한 만큼 제멋대로 섞어 쓰기도 하기 때문에 곤란해진다.

로망스어지만 다소 변형된 프랑스어, 루마니아어와 계열은 달라도 영향을 많이 받은 독일어, 네덜란드어, 그리스어, 영어 등은 언어에 따라 정도는 다르지만 생활에 지장 없이 발화할 수 있다. 아니면 글은 무리 없이 읽지만 발화를 잘못 알아듣거나.

 

아랍어, 터키어, 러시아어, 폴란드어 등은 서툴러도 단순 회화나 정도는 할 수 있다. 

그 외, 특히 동양권 언어는 취약한 편. 단어 몇 개를 아는 수준이거나 아예 모른다. 그나마 청나라 시절 중국어와

티베트어를 조금 배웠으나, 잊은지 오래다.

관계2.pn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