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40s

“ …더이상 불멸자가 아, 아니라고는 못하겠네요. ”



L, 로랑
로랑 벨몽도
20대 초반 / 92세 | M | 왕진 의사
177cm / 60kg



등까지 내려온 머리카락을 하나로 단정히 묶었습니다. 말끔하게 정리된 얼굴은 간혹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불편하고 어색한 표정을 숨기지는 못하는 편입니다. 코트 아래로는 얇은 옷을 겹겹이 입고 있으며,
당장이라도 떠날 것처럼 왕진 가방과 함께 간소한 짐을 항상 손에 들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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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존감 | 순응적인 | 회피하는
남들 앞에 나서거나 눈에 띄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그는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지나가기를 바라는 편입니다. 여전히 소극적이고 위축된 태도로 다른 사람들의 안색을 살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스스로 의견을 말하거나 타인의 말에 반박을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 마찰을 빚는 걸 불편해하기에 겉으로는 남의 기대에 맞춰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타인에게 쉽게 의지하고 기대는 사람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를 존중하는 척하며 맞춰주는 것은 타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표면적인 관계라도 좋게 유지하고자 하는 행동입니다.
내용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누군가와 가까워지기 위해 솔직하고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는 건 그에게 아직 어려운 일입니다. 상대가 자신에게 실망하여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새로운 관계의 시작도 주저하게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그런 기회가 찾아와도 지레 겁을 먹고 거리를 벌리며 물러나곤 합니다. 달라지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불만과 답답함도 쌓여있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거라며 체념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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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 의사
파리 병원에서의 수련을 마치고,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간 이후에는 아예 눌러앉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귀족이나 부자를 진료하기도 하고, 작은 마을에서 신세를 지며 여러 환자를 봐주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로랑이라는 이름을 썼으나, 언제부턴가는 A처럼 이니셜만 이야기하거나 비슷한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떠돌이
한 곳에 오래 머무르는 일이 없습니다. 짧으면 며칠, 길어봐야 몇 달 머무르는 게 고작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스스로가 불멸자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었으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필멸자인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누군가 나이나 고향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물어볼 때마다 어색하게 얼버무리다가 다음날 도망치듯 훌쩍 떠나버리는 일을 반복해왔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누군가와 개인적인 친분을 쌓기 전에 멀리 떠나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연락
지내는 곳이 너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제때 편지를 받은 적이 거의 없어, 약 30년 전부터 불멸자들의 편지에도 답이 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의도적으로 불멸자들의 연락을 피해온 것은 아닙니다.
언어
여전히 긴 말을 할 때면 말을 더듬지만, 이전만큼 대화 자체를 주저하지는 않습니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으며, 라틴어도 할 수 있습니다. 슬슬 영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떠날까 싶어 다른 언어를 공부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