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s

“ 여름비가 기분 좋게 내리네요! 당장 메세지를 보내야겠어요. ”



신오화
샤오화 위옌
27 / 265세 | M | 의류학과 대학생
184cm / 80kg



90년대 한국의 패션을 따르고 있다. 바지 벨트 속에 넣은 셔츠, 체크무늬 반바지.
그리고 이모들이 달아준 왕방울 사이드테일 머리끈과 스카프...
여전히 안경도 크고,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여전하지만 표정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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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이 풍부한 / 단단해진 / 채워지는
예술가의 덕목인 풍부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타인-사람이 아니더라도-의 상황에 깊게 이입하며 단 이런 감수성은 마치
수도꼭지와도 같아서 한번 펑펑 흘리다가도 금세 뚝 그치곤 한다. 감정의 변화가 굉장히 빠르나 텐션이 유쾌하여 조금 독특한 사람취급을 받곤 한다. 굳어있던 감수성이 다시 말랑말랑해졌다.
자신감은 아직 없다. 내려간 자존감도 올라오기엔 멀었다. 하지만 그래도 흔들리진 않을 만큼 성장하긴 했다.
남이 무엇이라 말하거나, 남들의 시선에 자신을 재단하려고 하는 것을 버렸다.
지금껏 꿈만이 자신의 전부였고, 그 꿈이 좌절되자 한 번 모든걸 잃어본 샤오화는 텅 빈 자신을 다른 사람들로 채우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과 '진심으로' 같이 어울리고 살아가면서, 자신이 놓쳤던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어쩌면 A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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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냉전이 끝난 이후 어디를 전전해야할지 방황하다가 자신의 출신지를 찾아가기로 했다. 중국에 발을 닿았으나 자신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우울이 극에 달해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한 나라에 닿았다.
위쪽을 거쳐서 내려가느라 좀 고생했지만 자신은 불멸자니 아무런 걱정은 나름대로 없었고, 도착한 장소는 한국이라는 나라.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하던 시기와 맞물려 눈 깜짝할 사이에 변화하는 도시에 매료되었다.
신분은 남은 돈을 탈탈 설어 샀고 버릇은 아무도 못 준다고, 이전처럼 감흥없이 이불 장사나 할까 싶어 동대문을 들렀다가...
신오화
자식을 보내거나, 키운 동대문의 '이모'들에게 키워지게 되었다! 키워지는 것은 어감이 이상하지만,
"총각, 잘 곳은 있어?" 라는 말에 "어..." 라고 대답했다가 그대로 동대문 내에서 돌려돌려 재워지는 신세가 되었다.
옷을 만드는 일만 지금껏 했지, 이렇게 원단부터 시작해 사람들과 복작복작 만드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몇 달간은 잠도 못자고 그 풍경을 바라봤다고.
겨우 다시 가위를 드는덴 거의 3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실력도 녹슬어있었으나 멈출 수 없었다.
자신의 패션은 각광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사라진 건 아니었으나, 불멸자들이 자신을 혼내거나 격려하면서...
그래서 한번쯤은 다시 해볼까, 취미잖아. 라는 생각으로 간신히 핑계를 붙여대면서 다시 돌아갔다.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현재
현재 서울 시내의 한 대학에서 의류학과를 전공하고 있다. 그러니까, 새내기.
S.E.S. - 너를 사랑해가 요즘 좋아하는 노래로, 꽤나 이 생활을 즐기고 있다. '불멸은 존재합니다...'라면서
오컬트부를 만들었다가 다른 종교인들에게 뒤통수를 맞기도 한다.
동대문을 들날락거리면서 의류를 도매하고 납품하고, 제작하는 공장들을 들리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삼각물산 공장이모에게 선물받은 '삼각물산 홀로그램 우산'은 요즘 최고로 아끼는 물건이다.
불멸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것.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
불멸자들은 위로 정도가 아니라 자신을 지탱해주는 것이었단 것을 깨닫고,
요즘 어마어마하게 e-mail이나 국제문자를 보내고 있다.
그러니까, 또다른 동대문 시장의 '이모들'이 불멸자들인 것이다.
